나는야 금쪽이! 누가 시키면 하기 싫어지는 이유

반응형

내가 하려던 일인데 왜 ‘그 말’ 한 마디에 짜증 날까?

 

주말 오후 너저분한 방을 치우려고 무거운 몸을 일으켰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들려오는 목소리...

"방 좀 치워. 그거 언제 다 정리할 건데?"

그 순간, 이상하게도 손이 멈추고, 마음속에서는 “지금 하려고 했는데, 갑자기 하기 싫어지네”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거… 저만 그런 거 아니죠? 😅

사실 이건 굉장히 보편적이고 과학적인 심리 반응이에요.
심리학에서는 이 현상을 ‘심리적 반발(Psychological Reactance)’이라고 부릅니다.

 

 

💡 왜 시키면 하기 싫어지는 걸까?

인간은 누구나 자율성을  추구합니다.
내가 뭘 할지, 언제 할지, 어떻게 할지를 스스로 정하고 싶어 해요.

그런데 누군가 외부에서 “지금 이걸 해”라고 지시하거나 압박하면, 그 순간 뇌는 이렇게 느낍니다.

“나의 선택권이 빼앗겼다.”

 

그리고 그에 대한 본능적인 반응이 바로 ‘반발’이에요.

이런 현상은 심리학에서 ‘심리적 반발 이론(Psychological Reactance Theory)’으로 설명됩니다.

이 이론에 따르면, 사람은 누구나 자유롭게 선택할 권리(자기 결정권)를 갖고 있다고 느끼는데,
누군가 외부에서 "이거 해", "이건 안 돼" 하고 강제하거나 지시하는 그 순간,
심리적으로 '자유를 빼앗겼다'라고 느끼며 본능적으로 저항하게 됩니다. 

 

 

🤯 ‘심리적 반발’은 본능이다

이 이론은 1966년 심리학자 잭 브렘(Jack Brehm)에 의해 처음 제안됐어요.
그는 실험을 통해 사람들이 선택의 자유를 제한당할 때,

오히려 그 제한된 행동에 더 집착하거나, 거부 반응을 보인다는 걸 밝혔죠.

  • 책을 읽으려던 순간 누가 “책 좀 읽어라” 하면 읽기 싫어져요.
  • '흡연하지 마세요.'라고 쓰여있는 표지판을 보면 담배 피우고 싶어요.
  • 정리하려던 찰나 “방 좀 치워!” 하면 괜히 치우기 싫어요.

사실 그 행동 자체가 싫다기보다는 “내가 선택한 게 아니라는 것”에 대한 심리적 거부 반응인 거예요.

 

 

🧠 뇌과학적으로도 그렇습니다

뇌는 외부의 강제적 명령을 위협으로 인식해요.
감정과 반사작용을 담당하는 편도체(amygdala)가 자극되면서,
이성적 사고를 담당하는 전두엽(prefrontal cortex)은 일시적으로 위축됩니다.

그래서 "그래, 맞는 말이야"라는 생각이 들어도, 

말보다 먼저 감정이 반응해서 “싫어, 안 해!”라는 감정이 앞서게 되는 거죠.

 

 

📌 이렇게 말하면 더 거부감 생깁니다

  • “빨리 해.”
  • “왜 아직도 안 했어?”
  • “지금 당장 이것부터 해.”
  • “그러니까 내가 시키잖아.”

이런 말들은 선택권을 박탈당했다고 느끼게 만들고, 반발을 유발합니다.

 

 

✅ 그럼 어떻게 해야 덜 억울하고, 덜 짜증 날까?

1. 내가 하려던 일이라는 ‘주도권’ 다시 떠올리기

“맞아, 어차피 내가 하려고 했던 거였지.”
➡️ 내가 정한 행동이라는 감각을 되찾는 것만으로도 감정이 가라앉습니다.

2. 자기 결정적 언어로 말 바꾸기

“해야 해” → “해볼까?”, “지금 해도 괜찮을까?”
➡️ 선택지를 주는 말투는 심리적 여유를 만듭니다.

3. 반발을 느낄 때 ‘감정 정리’ 먼저 하기

"지금 내가 왜 이 말에 반응했을까?"

"내가 지금 피곤한가? 왜 이렇게 하기 싫지?"
➡️ 내가 화난 게 상대 때문인지, 내 피로 때문인지 구별해 보면 감정 소모가 줄어들어요.

4. 부탁하는 쪽이라면? 선택권을 주자

“이거 지금 도와줄 수 있어?”
“시간 괜찮을 때 이거 같이 할까?”
➡️ 이런 말 한마디 차이로도 상대의 감정 반발이 훨씬 줄어들어요.

 

 

💬 시키면 하기 싫은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

직장 상사의 지시가 오늘따라 유독 따르기 싫은 날이 있어요.

시키면 하기 싫어지는 마음, 그건 당신의 게으름도, 성격 탓도 아니에요.
당신의 뇌가 자유를 지키려는 자연스러운 방어기제일 뿐입니다.

그러니 스스로를 자책하기보다, 그 감정을 인식하고 다루는 방법을 아는 것이 더 중요해요.

내 마음이 “이건 내가 선택한 거야”라고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것,
그것이 감정 소모를 줄이고 나를 존중하는 첫걸음입니다. 🌻

 

 

📚 도서 추천

『습관의 말들』 – 김은경
심리학과 자기 결정권, 루틴, 행동의 언어를 이해하기 쉽게 풀어냈어요.
‘왜 나는 하기 싫어지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습관과 말투의 상관관계를 들여다보며,
자기 주도성과 자존감을 회복하게 도와줍니다.
워킹맘, 직장인, 감정에 민감한 분들에게 딱인 책이에요. 

 

오늘도 이 작은 공간에서 잠깐이라도 잘 쉬었다 가셨길 바랄게요. 😊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