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열진통제 아세트아미노펜 vs 이부프로펜, 뭐가 다를까?

감기나 두통, 생리통 등으로 해열진통제를 찾을 때 가장 흔히 접하는 약이 아세트아미노펜과 이부프로펜입니다.
임상뿐만 아니라 가정에서도 자주 사용하는 약이죠. 💊
둘 다 통증과 열을 완화해 주는 약물이지만, 성분과 작용 방식에는 차이가 있어요.
1. 아세트아미노펜과 이부프로펜의 성분과 작용 방식
- 아세트아미노펜 (Acetaminophen)
아세트아미노펜은 중추신경계에서 작용하여 통증과 열을 완화해 줍니다.
아세트아미노펜은 장에 자극이 거의 없어 공복에도 복용이 가능하며, 간에서 대사 됩니다.
타이레놀(Tylenol)로 많이 알려져 있죠.
아세트아미노펜의 해열진통 작용과 관련된 명확한 기전은 밝혀지지 않았어요.
하지만 여러 가지 연구 결과에 의해 다음과 같은 기전이 알려져 있습니다.
📝아세트 아미노펜의 작용 기전
- COX-2 (cyclooxygenase-2) 효소 억제
COX-2 효소가 활성화되면 '프로스타글란딘(Prostaglandin)'이 생성되는데,
프로스타글란딘은 통증과 열을 유발합니다.
이때, 아세트아미노펜을 복용하면, 중추신경계의 'COX-2'라는 효소의 활동을 약하게 억제해 줍니다.
COX-2가 억제되면, 프로스타글란딘의 생성이 감소되고, 그 결과 통증과 열이 줄어듭니다.
✅ 아세트아미노펜 복용
↓
중추신경계에서 COX-2 효소 약하게 억제
↓
프로스타글란딘(Prostaglandin) 생성 감소
↓
통증 신호 전달 억제 + 체온 조절 중추(시상하부)에 작용
↓
진통 효과 + 해열 효과 💊 - 세로토닌 경로 활성화
아세트아미노펜은 몸속에서 AM404 (N-arachidonoylphenolamine)라는 물질로 바뀌고,
이 물질이 세로토닌 작용을 도와 뇌와 척수의 통증 억제 신호를 강화해 줍니다.
그 결과, 통증이 뇌로 전달되지 않도록 막아주는 효과가 나타납니다.
세로토닌이 증가하면 우울감, 불안, 무기력 같은 증상이 줄어들고, 통증도 덜 느끼게 도와줍니다.
✅ 아세트아미노펜 복용
↓
체내에서 AM404로 대사 됨
↓
AM404가 뇌의 세로토닌 작용을 도와줌
↓
세로토닌이 통증을 억제하는 신호를 더 잘 전달
↓
통증 감소 💊 - 아난다마이드(Anandamide) 증가 및 TRPV1 (Transient Receptor Potential Vanilloid 1) 활성화 (추정 기전)
아세트아미노펜은 몸속에서 AM404라는 물질로 바뀌는데,
이 물질은 뇌에서 '아난다마이드'라는 기분과 통증을 조절하는 물질이 잘 없어지지 않도록 도와줘요.
그 덕분에 아난다마이드가 더 오래 작용하면서 통증을 줄여주는 효과를 냅니다.
또한 이 과정에서 TRPV1 수용체라는 특별한 통증 센서가 자극되는데,
이 수용체는 뜨거운 자극이나 매운맛 또는 통증을 느낄 때도 작동해요.
아세트아미노펜은 이 센서를 살짝 눌러서 통증을 줄여줍니다.
✅ 아난다마이드(anandamide)는 몸이 스스로 만드는 마리화나와 비슷한 물질이에요.
아세트아미노펜은 진통제이자 해열제로 사용되는 약인데,
2010년대 중반부터 우울증과 같은 '감정조절'에도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들이 나오기 시작했어요.
아난다마이드가 증가해서 신체적 고통뿐 아니라 심리적 고통도 무뎌지게 해주는 효과가 있는 거죠.
아직까지 우울증 치료제로 허가된 약물은 아닙니다.
- 이부프로펜 (Ibuprofen)
이부프로펜은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로, 염증을 줄이면서 통증과 열을 동시에 완화합니다.
위장에 자극이 있기 때문에 식사 후 복용이 권장되며, 신장에서 배설됩니다.
대표적인 약으로는 부루펜이나 애드빌이 있습니다.
📝이부프로펜의 작용 기전
- COX 억제 → 프로스타글란딘 생성 억제
이부프로펜은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 Non-Steroidal Anti-Inflammatory Drug)로,
COX-1, COX-2 (Cyclooxygenase 1, 2)라는 효소를 비선택적으로 억제해 줍니다.
이 효소는 아라키돈산을 프로스타글란딘(Prostaglandin)으로 전환하는 데 필수적인데,
이 과정을 억제함으로써 염증, 통증, 발열 반응을 줄이는 효과가 나타납니다.
✅ COX-1 vs COX-2 → 이부프로펜은 둘 다 억제하므로 효과는 좋지만, 위장 부작용 가능성도 있어요.
COX-1은 위장을 보호하고 신장의 혈류를 유지하는 생리적 기능을 합니다.
이부프로펜에 의해서 COX-1이 억제되면 위장 장애와 출혈 가능성이 발생해요.
COX-2는 염증, 통증, 열 반응이 있을 때 증가하는 효소입니다.
이부프로펜이 COX-2를 억제하면 통증과 염증이 감소되는 효과가 있어요.
⁉️ 아세트아미노펜도 프로스타글란딘을 억제하는데 왜 소염(염증을 줄이는) 효과는 없어?
정확히 말하면, 아세트아미노펜은 작용 부위와 방식이 달라서 ‘소염 효과’가 거의 없거나 매우 약한 것입니다.
이부프로펜은 염증 부위(말초조직)에서 프로스타글란딘 생성을 막아서 붓기·발적·통증을 줄이는 직접적인 소염작용이 있어요.
반면 아세트아미노펜은 말초조직에서는 거의 작용하지 않고, 뇌와 척수(중추신경계)에서만 프로스타글란딘 생성을 억제합니다.
👉 그래서 통증과 열은 줄여주지만, 염증(붓고, 열나고, 빨개지는 반응)은 제대로 막지 못해요.
2. 아세트아미노펜과 이부프로펜 교차 복용법 및 주의사항
이 두 약물은 작용 기전이 달라 교차 복용이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아세트아미노펜을 복용한 뒤에도 통증이 지속된다면,
3~4시간 뒤에 이부프로펜을 복용하는 방식으로 번갈아 사용할 수 있어요.
특히 소아의 고열에 자주 쓰이는 방식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점은 최대 용량을 넘지 않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 아세트아미노펜은 하루 최대 4,000mg
- 이부프로펜은 하루 최대 1,200~2,400mg(성인 기준)
또한 간 질환이나 신장 질환이 있는 사람, 위장 질환이 있는 사람은 복용 전 반드시 의사와 상의해야 합니다.
3. 부작용 비교: 무해한 약은 없다
- 아세트아미노펜은 간 독성이 있을 수 있어, 과다 복용하면 간 손상이나 간부전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 음주 후 복용은 더욱 위험합니다.
- ☠️아세트아미노펜은 복용 후 대부분 간에서 대사 됩니다.
- 그런데 대사산물 중 'NAPQI (N-acetyl-p-benzoquinone imine)'라는 물질은 매우 강한 독성 물질이에요.
- 간세포 내 단백질과 결합해 세포를 파괴합니다.
- 평소에는 글루타티온(glutathione)이라는 해독 물질이 NAPQI를 중화시켜 간을 보호합니다.
- 정상 용량에서는 해독 시스템이 잘 작동해서 문제가 없지만,
- 과다 복용하면 글루타티온이 고갈되어 NAPQI가 축적되고,
- 간세포 손상이 심해지면 간괴사로 이어집니다.
- 이부프로펜은 위장 출혈, 속 쓰림, 신장 기능 저하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어요.
- 특히 장기 복용 시에는 소화기계 이상이나 심혈관계 문제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4. 같이 복용하면 안 되는 음식은?
아세트아미노펜과 이부프로펜 모두 알코올(술)과 함께 복용하면 절대 안 됩니다.
- 아세트아미노펜 + 알코올 : 간에 부담 → 심한 경우 간부전
- 이부프로펜 + 알코올 : 위 점막 손상 → 위염, 위궤양, 출혈 가능성
또한 카페인 함유 음료(에너지 음료, 진한 커피 등)도 함께 복용하면,
중추신경 자극 효과가 강해질 수 있어 피하는 게 좋아요.
특히 이부프로펜은 위 점막을 자극하는데,
자극적인 음식(매운 음식, 기름진 음식)과 함께 복용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약물의 오남용, 과다복용은 안 돼요
아세트아미노펜과 이부프로펜은 일상생활에서 자주 사용되는 약물이지만,
그만큼 무분별하게 사용하면 부작용도 클 수 있습니다.
교차복용은 가능하지만, 복용 간격과 용량, 자신의 건강 상태를 꼭 고려해 주세요.
특히 술이나 카페인, 기름진 음식과의 동시 복용은 피해야 한다는 점, 꼭 기억하세요.
건강은 약보다 습관에서 시작된다는 사실도 잊지 마시고요!